통매음, 온라인 게임 채팅 고소 성립 요건 및 기소유예 방어 실무 [경찰조사, 학폭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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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차 청소년 변호사
법무법인 동주의 대표 이세환입니다.
최근 온라인 게임이나 SNS 상에서 이루어지는 익명 채팅 중, 상대방과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전송한 비속어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로 고소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통매음 사안의 법리적 쟁점을 대법원 판례 기준으로 분석하고, 수사 초기 단계에서 기소유예 및 학폭위 경징계를 도모하기 위한 실무적 대응 방향을 정리해 드립니다.
성적 목적 인정 여부와 대법원 판례의 넓은 해석 기준
온라인 게임 중 통매음으로 고소를 당한 학생들은 대개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고, 단순히 게임 플레이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심한 욕설을 했을 뿐이라며 모욕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통매음의 성립 요건 중 하나인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 판례는 이를 매우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성적인 목적에는 직접적인 성적 쾌감 추구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어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분노나 조롱의 의도까지 포함될 수 있으므로, 단순한 욕설이었다는 주관적인 해명만으로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전체적인 대화 맥락, 게임의 진행 상황, 사용된 어휘의 구체적인 수위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성적인 목적이 현저히 미약했음을 법리적으로 다투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특정성 요건이 필요 없는 통매음 수사의 특수성
일반적인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제3자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특정성 요건과,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연성 요건을 충족해야 처벌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익명 게임 채팅에서는 모욕죄 성립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통매음은 특정성이나 공연성을 범죄의 성립 요건으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된 1대1 채팅방이거나 상대방의 실명이나 거주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전송한 메시지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면 그 즉시 범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적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수사 기관의 조사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되면, 형법상 모욕죄가 아닌 성범죄 피의자로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학폭위 병행 가능성과 경찰 조사 전 일관된 진술 정립
만약 통매음 메시지를 전송한 상대방이 학생이라면, 관할 경찰서의 형사 수사뿐만 아니라 소속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까지 동시에 가동될 수 있습니다.
학폭위 심의에서 성 관련 사이버 폭력은 사안의 심각성이 높게 평가되므로, 적절히 방어하지 못하면 2026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4호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위험이 존재합니다.
형사 사건의 경우, 경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사안의 전후 맥락을 파악하고, 우발적인 갈등 상황이었음을 소명하여 수사 기관과 학교 측 양쪽에 엇갈림이 없는 일관된 진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실무 방어의 핵심입니다.
초기 대응으로 학폭위 3호 및 기소유예 처분을 이끌어낸 사례
실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일부 각색한 실무 방어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고등학생 X군은 온라인 팀 대전 게임을 하던 중 같은 팀원인 Y군과 플레이 방식 문제로 심한 말다툼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분노를 참지 못한 X군은 채팅창에 Y군의 부모를 지칭하는 성적인 비속어를 수차례 전송하였고, 이후 Y군이 같은 지역 학생임이 밝혀지면서 통매음 혐의 고소 및 학폭위 신고가 동시에 접수되었습니다.
X군의 부모님은 단순한 온라인 말다툼이 중대한 성범죄 사안으로 비화되자, 첫 경찰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 신속하게 1세대 청소년 로펌인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 저희는 X군과의 면담을 통해 당시 채팅 내역 전체를 확보하고, 해당 발언이 성적인 목적보다는 게임 내 갈등으로 인한 극도의 분노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작성된 것임을 입증할 정황을 정리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이 경찰 조사에 직접 동석하여 범행의 우발성과 X군의 깊은 반성을 논리적으로 피력하였고, 제3자를 통해 안전하게 피해 학생 측에 접근하여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며 긍정적인 합의를 성사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관할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에서는 X군의 반성 및 원만한 합의 내용이 중요하게 참작되어 우려했던 중징계를 피하고 3호 교내봉사 조치로 사안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어진 형사 절차에서도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피해 회복을 도모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한 점이 인정되어, 소년재판 송치 없이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며 무사히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가벼운 손가락 놀림이 지울 수 없는 법적 족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시고, 사안 발생 직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대안을 강구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