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가해자 조치 수위와 생기부 기재, 부모가 착각하기 쉬운 법적 진실과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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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글 더보기안녕하세요. 12년 차 청소년 변호사 법무법인 동주의 대표 이세환입니다.
자녀가 학폭위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학교의 연락을 받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셨을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억울한 마음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힘든 시간을 지나고 계신 만큼, 막연한 추측보다는 실무에서 적용되는 정확한 법적 기준과 대응 방안을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가해학생으로 심의를 받게 되면, 사안의 중대성과 경위에 따라 1호부터 9호까지의 조치가 결정됩니다. 단순히 "아이들끼리 싸운 일이니 잘 사과하면 끝나겠지"라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예상보다 무거운 조치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학폭위 가해자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초범이고 사과하면 경조치로 끝난다?
학폭위 절차를 앞둔 부모님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착각 중 하나는, 우리 아이가 이전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초범이고 사과할 의사가 있으니 서면사과(1호)나 접촉금지(2호) 정도로 유연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학폭위 심의위원회가 가해학생에게 내리는 조치는 반성의 태도뿐만 아니라 행위의 고의성과 지속성, 피해학생의 피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여 결정됩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의 학폭위 심의는 가해학생의 이전 모범적인 학교 생활이나 단순 초범 여부보다는, 해당 사건 자체의 법리적 성격과 피해 회복 여부에 훨씬 더 큰 무게를 둡니다. 특히 사이버 폭력이나 언어선동, 집단적 소외 등의 사안은 신체적 폭행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의 지속성과 고의성이 높게 평가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생활기록부 기재 대상이 되는 4호(사회봉사) 이상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i.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가 규정한 조치 결정 심의 기준과 점수 체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및 동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심의위원회는 다음 5가지 기본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심의합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
심의위원들은 각 항목을 0점에서 4점까지 수치화하여 점수를 합산하며, 이 총점에 따라 1호부터 9호까지의 최종 조치 단계를 결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가해학생 측이 아무리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인 정황상 고의성이 인정되거나 피해 측과의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아 4~5번 항목에서 감점을 받지 못하면 합산 점수가 높아진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1호(서면사과), 2호(접촉금지), 3호(학교봉사) 조치의 경우 동일 재학 기간 내 1회에 한하여 생활기록부 기재가 유예될 수 있으나, 4호 이상의 조치는 결정 즉시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어 진학 시 불이익으로 이어질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법리적 기준에 맞추어 각 항목의 점수를 낮추기 위한 체계적인 입증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ii. 성공 사례: 가해자로 몰린 사안에서 서면사과(1호) 조치로 생기부 불이익을 방지한 건
중학교에 재학 중인 B군은 동급생들과의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에 대해 부적절한 언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학폭위 가해자로 신고되었습니다. 피해학생 측은 지속적인 집단 괴롭힘이라 주장하며 강제전학(8호) 수준의 엄벌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B군의 부모님은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사건의 전후 맥락이 오해받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셨고, 심의 전 객관적인 정황을 재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대화방 전체 내역을 분석하여 B군의 발언이 일방적·지속적인 괴롭힘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갈등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을 입증하는 법리적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동시에 피해학생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의 태도를 전달하되, 사실과 다른 과장된 혐의에 대해서는 객관적 정황 증거를 통해 차분하게 반박했습니다.
그 결과 심의위원회는 B군의 행위가 고의성과 지속성 항목에서 점수가 높지 않다고 판단하였고, 최종적으로 생활기록부 기재 부담이 없는 1호(서면사과) 조치로 사안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v. 신중하지 못한 합의 시도와 진술 번복이 불러오는 위험성
자녀가 가해자로 지목되었을 때 불안한 마음에 성급히 대응하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법률적 검토 없이 피해학생이나 그 부모에게 직접 연락하여 합의를 종용하거나 사과를 강요하는 행동입니다.
전문가의 조력 없이 진행되는 직접적인 접촉은 상대방에게 또 다른 압박이나 2차 가해로 인지될 수 있으며, 이는 심의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반영되어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둘째는 초기 학교 조사 단계에서 작성한 확인서 내용이나 진술을 향후 학폭위 단계에서 일관성 없이 번복하는 것입니다. 진술이 자꾸 바뀌면 심의위원들로 하여금 진실성을 의심받게 만들며, 감경 사유인 '반성 정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자녀가 학폭위 가해자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당황하여 직접 상대 측과 연락을 취하거나 무작정 혐의를 인정 또는 부인하기보다는, 사건의 정확한 법리적 성격을 파악하고 안전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