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성관계, 청소년끼리 서로 동의했다면 성범죄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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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동주 대표 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자녀가 교제하던 학생과 성관계를 가졌고,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는데 몇 주 또는 몇 달 뒤 성폭행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사귀고 있었고 서로 동의한 관계였다는 아이의 설명 때문에 왜 경찰조사까지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합의성관계 사건에서는 ‘사귀던 사이였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두 학생의 정확한 나이부터 확인해야 하고, 법적으로 동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성관계 당시 상대방이 어떤 의사를 표시했는지와 그 의사가 관계가 끝날 때까지 유지됐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사건 전후 카카오톡·인스타그램 DM과 만남 경위 등도 함께 확인될 수 있습니다.
서로 좋아해서 가진 성관계라도 나이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합의성관계 사건에서 처음 확인해야 하는 것은 두 사람의 정확한 연령입니다.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추행 규정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연령에 따라 법적인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5조에 따르면 13세 미만인 사람에 대한 간음·추행은 폭행이나 협박 또는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간·강제추행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에 대해서는 행위자가 19세 이상인 경우 별도의 의제강간·추행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끼리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고, 사건 당시 두 사람의 생년월일과 연령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청소년 사이의 사건이라면 이 연령 구조를 먼저 구분한 뒤 실제 동의 여부가 쟁점인 사건인지, 다른 성범죄 구성요건이 문제 되는 사건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연인관계였다면 ‘동의했다’는 사실이 인정될까요?
두 학생이 교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사건의 경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연인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성관계에 대한 동의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에서는 해당 성관계가 있었던 바로 그 시점의 상황을 확인합니다. 어디에서 만나게 됐는지, 성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사전에 나눴는지,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중단을 요구한 적은 없는지, 그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 등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두 사람이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는 사실 역시 이후 모든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각 시점의 구체적인 상황을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반대로 자녀가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신고 내용과 사실관계가 다르다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만나기로 약속한 과정, 사건 직전의 대화, 사건 직후 주고받은 메시지 등은 전체 관계와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합의성관계라고 주장하는 사건에서는 ‘사귀던 사이였다’는 설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의 연령과 사건 당일의 의사표시, 전후 대화, 만남의 경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성관계 전후 카카오톡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합의 여부에 관한 진술이 엇갈리는 사건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DM 등 메신저 대화입니다.
사건 당일 만나기로 한 과정부터 장소를 정한 내용, 성관계 전후의 대화, 이후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이어갔는지 등이 확인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 이후에도 대화를 이어갔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당시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개별 메시지를 떼어 해석하지 않고 전체 맥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유리해 보이는 메시지만 골라 캡처하는 방식도 주의해야 합니다. 앞뒤 대화를 확인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고, 수사기관에서 상대방의 휴대전화나 전체 대화를 확보하면서 추가 내용이 확인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 신고 사실을 알게 된 뒤 상대 학생에게 직접 연락하여 “그때 동의했다고 말해 달라”거나 신고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압박이나 회유로 받아들일 수 있고, 사건 이후의 연락 자체가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메시지나 사진을 삭제하는 행동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자료를 그대로 보존하고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뒤늦게 성폭행 신고를 받았다면 조사 전 무엇을 정리해야 할까요?
성관계가 있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 신고가 접수됐다고 해서 신고 내용의 신빙성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녀의 혐의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양측의 진술과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당시 상황을 확인합니다.
경찰 출석 전에는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시점부터 사건 당일까지의 관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제를 시작한 시점, 사건 당일 약속 과정, 만난 장소와 이동 경로, 성관계 전후 상황, 이후 연락 내용 등을 구분하면 아이가 기억하는 내용을 객관자료와 비교하기 수월합니다.
신고 내용 가운데 인정하는 사실과 다투는 사실도 구분해야 합니다. 성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강제성은 부인하는 사건이라면 성관계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실제로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추측해 답변하면 이후 확보되는 자료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학교 친구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학교폭력 신고가 병행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학생확인서나 보호자 의견서에 작성한 내용과 경찰에서 진술하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청소년에게 혐의가 인정되어 사건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는 경우에는 사건의 내용과 피해 회복 여부뿐 아니라 아이의 현재 생활과 재범 위험성, 보호자의 지도환경 등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 그에 맞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합의성관계였다는 자녀의 설명이 있다면 두 사람이 교제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판단해서는 부족합니다. 사건 당시 정확한 연령과 그날의 의사표시, 성관계 전후 메시지, 신고 내용과 자녀의 설명이 어디에서 달라지는지를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상대 학생 측에서 성폭행 신고를 했거나 경찰 출석 일정이 정해진 상황이라면 조사 전에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 전후 자료부터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