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성추행, 장난이라는 해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 [강제추행 고의와 학교폭력위원회 동시 대응]
![칼럼: 중학생 성추행, 장난이라는 해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 [강제추행 고의와 학교폭력위원회 동시 대응] 칼럼: 중학생 성추행, 장난이라는 해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 [강제추행 고의와 학교폭력위원회 동시 대응]](/api/cms/post-image?path=posts%2F01KZ3782E5G36FP4GBQYSGX6BF.png&url=https%3A%2F%2Fdongju-s3-087195661391-ap-northeast-2-an.s3.ap-northeast-2.amazonaws.com%2Fposts%2F01KZ3782E5G36FP4GBQYSGX6BF.png)
본 콘텐츠는 법무법인 동주에서 제공하는 작성 가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12년 차 청소년 변호사
법무법인 동주의 조원진입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성추행 사안에 연루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대부분의 부모님은 사실 확인보다 먼저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이 사안은 감정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정돈하는 쪽이 아이에게 유리합니다. 오늘은 부모님들이 흔히 오해하시는 지점을 실제 실무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중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신체 접촉은 종종 장난의 경계에서 시작됩니다. 문제는 형사법이 그 경계를 행위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범죄이고, 형법 제298조는 이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면 아청법이 더해져 사안을 바라보는 무게가 달라집니다. 이 지점을 가볍게 넘기면 대응의 방향을 처음부터 잘못 잡게 됩니다.
오해 1. 세게 잡거나 때린 게 아니니 강제추행은 아니겠지
상대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접촉의 강약을 따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기습추행 법리까지 더해집니다. 상대가 미처 저항할 틈도 없이 순간적으로 신체를 만지고 지나가는 행위는, 그 접촉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되어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아이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나이와 두 사람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당시의 정황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그저 장난이었다는 해명이 실무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해 2. 형사 문제만 잘 넘기면 학교 일은 따라오겠지
형사 절차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별개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하나가 정리되면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학교에 사안이 접수되면 학교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하고, 교육청 보고와 수사기관 신고 절차를 밟게 됩니다. 즉 경찰 조사와 학폭위 심의가 동시에 굴러갈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형식상 독립되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한쪽의 판단이 다른 쪽에 사실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절차에서 불리한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다른 절차에서 이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가해 학생도 미성년자라면, 성인과 같은 방식으로 형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만 14세 이상 범죄소년은 검사가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하면 형사재판으로 넘길 수 있고, 이때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가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사안과 정상에 따라 소년부로 송치되면 형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되어 사안이 중하면 소년원 송치까지 이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나이가 어리다는 사정이 사안 자체를 가볍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처럼 법이 특히 무겁게 다루는 유형에서는, 소년보호사건에서도 처분 수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학폭위에서 4호 이상의 조치가 내려지면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방어 사례.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 사안을 기소유예와 경한 학폭위 조치로
각색을 거친 사례임을 먼저 밝힙니다. 혐의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력이 결과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같은 학년 학생의 신체를 순간적으로 접촉한 정황이 확인되어 형사 사건과 학폭위가 동시에 진행된 사안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아이가 겁을 먹고 사실관계를 오락가락 진술하던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먼저 한 일은 사실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아이의 인식 수준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위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가정 내 선도 능력을 자료로 소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형사 절차에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학폭위에서도 생활기록부 기재가 유보되는 낮은 단계의 조치로 마무리됐습니다.
같은 혐의라도 초기 진술을 어떻게 정리하고 두 절차를 어떻게 함께 끌고 가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남는 기록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확인하셔야 할 두 가지
선의로 나선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처지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첫째, 초기 진술은 이후 절차 전체의 무게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겁먹은 아이가 처음에 무작정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드러나 말을 바꾸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정확히 설명해야 하는지는,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뒤에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피해 학생 측에 직접 연락해 합의를 시도하는 일은 위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과의 뜻이라 해도, 부모님이 먼저 접촉하는 순간 그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압박이나 회유로 해석되어 2차 가해 문제로 번질 여지가 있습니다.
피해 회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방식과 시점을 잘못 잡으면 유리한 정황이 한순간에 불리한 정황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저지른 일을 덮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은 인생 전체를 규정짓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잠시 멈춰야 하는지부터 차분히 판단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감정이 앞서기 전에 안전하게 법률 조력을 구하시고, 그 다음에 아이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법무법인 동주는 그 첫 판단의 자리에 함께 서 있겠습니다.


